Jane Jin KaisenMMCA Korea Artist Prize 2024 국립현대미술관(@mmcakorea) 2전시실에선 7개의 빔프로젝터가 각기 다른 장면을 쏘아댄다. 빛은 산산조각이 되어 흩어진다. 그 사이를 메우는 그림자는 실타래처럼 엉킨다. 눈은 화면을 좇지만, 여러 장면이 겹치는 순간 모든 것이 흐려진다. 초점은 사라지고, 감각은 경계를 잃는다. In Exhibition Hall 2 of the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mmcakorea), seven projectors cast different scenes, scattering light across the space. Shadows twist and tangle like threads, filling the gaps. Your eyes try to follow the shifting images, but as they overlap, everything blurs. The focus fades, and your senses begin to drift. 제인 진 카이젠(@kjanejin)의 작업은 단순한 투사가 아니다. 물결 위로 나부끼는 소창, 바다 속으로 가라앉았다 떠오르는 해녀의 숨결, 폐허를 가로지르는 장례 행렬. 7개의 화면은 각기 다른 이야기를 내뱉지만, 그 안을 걷다 보면 어느새 나선형 경로를 돌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Jane Jin Kaisen(@kjanejin)’s work is more than a projection. A white cloth drifts over the waves, a diver’s breath rises and falls underwater, and a funeral procession crosses the ruins. Each of the seven screens tells its own story, but as you walk through, it feels like you’re following a spiral path. 용암 동굴의 깊은 내부는 단순한 경이로움을 보여주려는 장면이 아니다. 벽면을 따라 이어지는 굴곡과 어둠은 끝이 아니라 내면으로 향하는 통로처럼 다가온다. 소리는 삼켜지고, 남은 건 침묵 속의 팽팽함. 그곳은 흘러간 시간과 멈춰 있는 순간이 맞닿는 자리다. 흔히 비어 있다고 여겨지는 동굴은 오히려 무언가 태어나기 직전의 긴장감으로 가득 차 있다. The lava cave’s depths aren’t just meant to amaze. The curves and shadows along the walls feel like a path inward rather than an end. Sound disappears, leaving only a heavy silence. It’s a place where moving time meets stillness. What seems empty is actually full of the energy of something about to begin. 부서진 리조트 잔해 사이를 흐르는 장례 행렬. 검은 천으로 덮인 관이 지나간다. 단순한 애도의 몸짓 같지만, 어쩌면 그 관은 과거의 끝이 아니라 다가오는 이야기를 위한 예고일지도 모른다. 그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질문. "다음은 뭐지?" A funeral procession winds through the broken resort. A black-covered coffin passes by. It looks like mourning, but maybe it’s not an end—it’s the start of something new. And one question comes to mind: "What’s next?" 어둠 속에서 머물다 보면, 모든 것이 흐릿해진다. 시간이 정지한 듯 멈춘 공간 속에서, 관객은 방향을 잃은 채 스크린이 멈추는 순간을 맞는다. In the darkness, everything blurs. In the stillness of frozen time, you find yourself lost, waiting for the screen to stop. 전시장을 걸어 나오는 순간, 마치 모든 장면이 한꺼번에 떠오른다. 하지만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다. 밝은 빛이 눈앞을 가득 채운다. 눈이 부셔 시야가 흔들리지만, 그 빛 너머로 무언가 아른거린다. 다만 물어본다. ‘지금 여기, 나는 어디쯤 서 있는가?’ 작가는 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또 다른 파문을 던진다. As you leave the exhibition, every scene seems to flash back at once, but nothing is clear. Bright light fills your eyes, and something flickers beyond it. A single question remains: "Where am I?" The artist doesn’t answer—only leaves behind another ripple to follow. 《올해의 작가상 2024》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주소: 서울 종로구 삼청로 30)권하윤, 윤지영(1층 1전시실), 양정욱, 제인 진 카이젠(지하 1층 2전시실)2024년 10월 25일 - 2025년 3월 23일 Korea Artist Prize 2024MMCA Seoul(Address: 30 Samcheong-ro, Jongno-gu, Seoul)Hayoun Kwon, Yoon Jiyoung Yoon (Gallery 1, 1F), Yang Jung-uk, Jane Jin Kaisen (Gallery 2, B1F)October 25, 2024 – March 23, 2025 This post was written with cooperation of MMCA(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본 포스팅은 국립현대미술관의 협조를 받아 취재 및 촬영되었습니다. 글, 사진 / @chulhoon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