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ochistic ScreenKwak Sojin, Kwon Heesue, Kim On, Choi GoenCurated by QF(Ha Sanghyun) 2024년 11월 21일부터 5일 동안, The Willow(@thewillow1955)에서는 기획전 《Masochistic Screen》이 진행되었다. QF(@qf_unit) 하상현(@sanghyunnha)의 기획으로 진행된 이 전시에는 곽소진(@sojin_kwak), 권희수(@heesuekwon), 김온(@own.npc), 최고은(@dionisox)이 함께했다. 스크린을 사이에 둔 신체와 촉각적 경험의 파편들이 공간을 채웠다. 순간은 흘러갔지만, 남겨진 흔적들은 여전히 질문을 던진다. 이번 포스팅은 전시 서문을 그대로 담아, 그때의 장면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자 한다. From November 21 to 25, 2024, the curated exhibition Masochistic Screen was held at The Willow(@thewillow1955). Curated by QF(@qf_unit), led by Ha Sanghyun(@sanghyunnha), the exhibition featured artists Sojin Kwak (@sojin_kwak), Heesue Kwon(@heesuekwon), On Kim(@own.npc) and Goeun Choi(@dionisox). The space was filled with fragments of bodily presence and tactile experiences mediated by the screen. Though the moments have passed, the traces left behind continue to raise questions. This post aims to present the exhibition as it was, preserving the original narrative. 이하 본문은 전시 서문을 그대로 인용합니다.The following is an excerpt from the exhibition brochure. 《Masochistic Screen》은 몸의 촉각성, 고통, 피학적 신체가 '스크린'이라는 기술적 조건을 통해 굴절되는 현상에 주목합니다. 타인의 감각은 어떻게 관람자에게 전달될까요? 촉각적인 경험은 감각을 공유하는 특정한 경로입니다. 이는 보는 이를 뚫고 들어오는 힘이 있으며, 때론 스펙타클한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신체성을 전시하고, 관람하는 일은 볼거리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현시대의 관능적 산업구조, 그리고 경제체제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Masochistic Screen focuses on the phenomenon of the body’s tactility, pain, and masochistic physicality refracted through the technical framework of the "screen." How is the sensation of others conveyed to the viewer? Tactile experience serves as a specific pathway for sharing sensory impressions. It exerts a penetrating force that sometimes creates spectacular scenes. Exhibiting and observing corporeality is deeply intertwined with the current sensual industry structure that produces and consumes spectacles, as well as the broader economic system. 본 전시는 몸에 고통을 가하는 피학적인 퍼포먼스의 전통과 사물을 파괴하는 조각의 형식에 관심을 가집니다. 또 지금의 작가들이 어떻게 이를 다루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이들의 작업이 비춰내는 폭력은 쉽게 가시화되는 종류의 것이 아닙니다. 이는 현실을 그 자체로 반영하기도 하지만, 때론 감춰진 위계적 힘을 물리적으로 구현하고, 기존의 권력과 질서를 넘어서는 놀이를 제안합니다. 케시 오델(Kathy O'Dell)은 1970년대의 피학적인 신체미술의 핵심을 '마조히즘적 연대'라는 용어로 제시했습니다. 그는 고통을 전면으로 보여주는 미술이 당대의 현실과 동일한 구조를 지니며, 이러한 예술이 행위자와 관중 사이에 모종의 접착 감각을 발생시킨다고 보았습니다. 자신에게 총을 쏘고, 막대에 거꾸로 매달리거나 팔을 깨물어 자국을 남기는 퍼포먼스가 펼쳐질 무렵, 한편엔 1975년까지 지속된 베트남 전쟁이 있었습니다.서구 열강은 매체를 동원해 그곳에서의 폭력과 고통을 보이지 않도록 숨겼고, 당시 작가들에겐 이를 가시화하는 일이 시급한 문제였습니다. This exhibition draws attention to the tradition of masochistic performances that inflict pain on the body and the sculptural forms that destroy objects. It also examines how contemporary artists engage with these practices. The violence reflected in their work is not easily visualized—it often mirrors reality itself, yet at times physically manifests hidden hierarchical powers, proposing a form of play that transcends established authority and order. Kathy O'Dell introduced the term "masochistic contract" to describe the essence of masochistic body art of the 1970s. She argued that art exposing pain shared the same structure as the realities of its time, creating a sense of adhesive contact between the performer and the audience. Performances involving self-inflicted gunshots, bodies hung upside down from rods, or bite marks imprinted on arms emerged alongside the Vietnam War, which lasted until 1975.Western powers used media to conceal the violence and suffering unfolding in the war zone, making it an urgent task for artists of that era to bring such realities to light. 현재 우리는 영상 플랫폼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도처에서 잔혹한 이미지를 만납니다. 또 무감동하게 이를 스쳐 지나갑니다. 고통과 고통의 이미지는 짧은 시간성을 가진 릴스와 스토리, 거대 자본을 동반한 OTT 제작 시스템을 통해 과잉 매개됩니다. 이러한 시대에 작가들은 어떠한 조건과 몸을 가시화할까요? 어쩌면 더 이상 어떤 몸도 시급하게 내보일 필요가 없어진 것은 아닐까요? We are constantly exposed to brutal images through video platforms and social media, yet we often scroll past them with indifference. Representations of pain are excessively mediated through short-form content like reels and stories, amplified by OTT production systems backed by massive capital. In such an era, how do artists visualize the body under these conditions? Perhaps there is no longer an urgent need to display the body at all. 작가들은 사물을 잘라 감춰진 단면을 드러내거나, 광원을 회전시켜 통상적인 '보기'를 교란합니다. 또 눈앞에 없는 화면 밖(off-screen)의 존재를 물질로 구현해 더듬거나, 송출되는 스크린을 실시간으로 멍들게 합니다. 스크린은 타인의 몸 앞을 가로막는 방어막이자, 외부를 향해 열린 창입니다. 전시는 이 같은 스크린의 면적 조건을 다방향으로 살피며, 그곳에서 내밀하게 작동하는 위계적인 힘을 롤 플레이하고자 합니다. Artists cut objects to reveal hidden cross-sections or rotate light sources to disrupt conventional modes of "seeing." They also materialize off-screen presences, making the unseen tangible, or bruise the screen in real time as it transmits images. The screen serves as both a shield that blocks another’s body and a window open to the outside world. This exhibition explores the dimensional conditions of the screen from multiple perspectives, aiming to role-play the hierarchical forces that subtly operate within these spaces. Kwak Sojin(@sojin_kwak) 곽소진은 여성 촬영감독으로 일하며 촬영자와 피사체 사이의 관계를 고민해 왔습니다. 작가는 영상에 담기는 무게, 질감과 같은 물질성에 관심을 가지며, 동시에 상영의 이전(pre-production)과 이후(post-production)의 시공간에 주목합니다. 몸, 사물, 미디어 장치, 규칙, 제도가 얽히는 사건의 장소로서 '촬영 현장'은, 사회의 고정된 위계를 플레이하는 수행적인(performative) 퍼포먼스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촬영의 요소를 비틀린 방식으로 사용하며 이 장소에 개입합니다. 영상, 설치, 사물, 퍼포먼스, 드로잉 등의 다매체 결과물은, 이처럼 촬영 현장과 그 구조에 관계하는 실천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Sojin Kwak works as a cinematographer, continually reflecting on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camera operator and the subject. Her practice centers on the materiality of images—such as their weight and texture—while also focusing on the temporal and spatial dimensions before (pre-production) and after (post-production) a screening. The "film set," as a site where bodies, objects, media devices, rules, and systems intersect, becomes a performative space that enacts and replays society’s fixed hierarchies. Kwak intervenes in this space by employing elements of filmmaking in a distorted manner. Her multimedia works—ranging from video, installation, and objects to performance and drawings—are all grounded in engaging with the structure of the film set and its intricate dynamics. 이번 작업 《Para》는 낙하산 부대(Paratrooper)와 물질인 낙하산(Parachute)을 함께 뜻하는 말로, 낙하산을 사용할 누군가를 위해 천을 접는 '낙하산 포장병'의 몸짓과 눈앞에 없지만 곧 공중에서 떨어질 '낙하병'의 관계를 다릅니다. 작가는 지금 존재하지 않는 미래의 추상적인 타인을 '손끝에 걸리는 감각'으로 물질화하는 일에 집중하며, 타인을 향한 '염려'를 지금, 여기에 발생시키고자 합니다. 위치적으로 나란히 이웃하거나 서로 반대에 서 있는 의미를 가진 접두사 'Para-"는, '이상 현상', '불규칙, 결함' 등을 내포합니다. 작업은 불완전한 신뢰와 두려움, 용기가 혼재된 상태에서만 발생할 수 있는, 먼 곳을 향한 마음을 생각합니다. 이는 현재 눈앞에 없는 존재를 빛의 흔적으로 저장하는 영상의 근원적인 환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The project Para refers to both "paratrooper" (a member of an airborne unit) and "parachute" (the object itself). It explores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parachute packer," who carefully folds the fabric for someone who will eventually use it, and the "paratrooper," who is absent but destined to descend from the sky. Kwak focuses on materializing the abstract, future "other" through the tactile sensation of fabric at one’s fingertips, evoking an immediate sense of care and anticipation for the unseen figure. The prefix "para-" signifies not only proximity and opposition but also abnormal phenomena, irregularities, and flaws. The work contemplates a distant longing—a state that can only emerge from a mixture of fragile trust, fear, and courage. This idea resonates with the fundamental illusion of video itself: the preservation of unseen beings as traces of light. Kwon Heesue(@heesuekwon) 권희수는 영화의 장치와 계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퍼포먼스, 영화, 오디오비주얼 작업을 만듭니다. 그는 스크린을 매개하지 않고 영화를 보는 경험을 상상합니다. 이는 스크린 안쪽의 이미지를 보는 것을 너머, 화면 밖의 다양한 광학적 조건과 시공간에 신체가 모이는 방식을 설계하는 일입니다. '눈꺼풀도 스크린이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그에게 영화를 보는 일은 아날로그와 디지털 양쪽 모두에 관계합니다. 이때 '보기'는 때론 어떠한 이미지를 만나기 위해 어둠에 눈을 맡기는 일입니다. Heesue Kwon creates performances, films, and audiovisual works based on a deep understanding of cinematic devices and their history. He envisions the experience of watching a film without the mediation of a screen—an exploration that goes beyond viewing images within the screen to designing ways in which the body converges within the optical conditions and spatial-temporal dimensions outside the frame.As the artist states, "Even an eyelid is a screen." For Kwon, the act of viewing is connected to both analog and digital realms. At times, "seeing" becomes an act of surrendering one's eyes to darkness in order to encounter an image. 이번 작업 《스크린만이 스크린을 본다》는 360도로 회전하는 백색의 화면과 4채널 사운드를 실험한 《Contact Call》(2022)과 《TELECINE》(2023)에서 선보인 광학장치의 실시간 피드백 형식과 관련이 있습니다. 여기서 화면과 빛은 어떤 이미지를 제시하기보단, 시야 밖에 놓인 배경을 지속적으로 드러내며, 어딘가를 바라보는 관객의 몸 자체를 비춥니다. 화면과 공간, 기계장치와 인간의 몸은 서로 얽히고 충돌하며, 통상적인 이해와 해석, 판단을 뒤흔듭니다. The project The Screen Only Sees the Screen is connected to the real-time feedback format of optical devices presented in Contact Call (2022) and TELECINE (2023), which featured a 360-degree rotating white screen and four-channel sound. Here, the screen and light do not present an image but continuously reveal the background positioned outside the field of view, reflecting the body of the spectator observing the scene.The screen, space, mechanical devices, and the human body intertwine and collide, disrupting conventional modes of understanding, interpretation, and perception. Kim On(@own.npc) 김온은 창작자이며, 동시에 모델, 퍼포머, 무용수, K-pop 음악산업의 무브먼트디렉터입니다. 그는 이미지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노동자로서 촬영 현장을 겪으며, 현재 한국에서 유통되는 대중적인 이미지에 자신의 신체를 포갭니다. 그의 작업은 노출되는 몸과 그 이미지의 위상에 관해 질문하며, 이미지 산업현장에서의 자율권과 계약, 그곳에서의 쾌락, 슬픔과 같은 정동의 흔적을 되짚습니다. On Kim is a creator, as well as a model, performer, dancer, and movement director in the K-pop music industry. As a laborer who produces and sells images, he navigates the dynamics of the film set, layering his own body over the mass-produced popular images circulating in contemporary Korean media.Kim's work questions the representation and exposure of the body, reflecting on issues of autonomy and contractual agreements within the image production industry, while tracing affective remnants of pleasure, sorrow, and negotiation within that space. 《Selfieless》는 6시간 동안 폴댄스를 타는 공개 리허설을 진행한 《Open Fall》(2023)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김온은 촬영 현장에서 실제 촬영 전 아이폰의 '블랙매직캠'으로 테스트 촬영을 하는데, 본 작업은 이를 모티프로 삼습니다. 사람들이 거울 대신 스마트폰 전면 카메라로 자신의 얼굴을 확인하듯, 작가에게 거울, 카메라 그리고 스크린은 하나입니다. 이미지를 비추는 이러한 장치는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지만, 작동 원리를 온전히 알 수 없는 '블랙박스'입니다. 작가는 이 알 수 없는 검은 상자 안에 자신을 두고, 그 표면 너머로 관객을 만납니다. 몸은 한 장소에 머물러 있지만 여러 곳으로 송출됩니다. Selfieless extends from Open Fall (2023), a public rehearsal in which On Kim performed pole dancing for six hours. In his practice, Kim often uses the "Blackmagic Camera" app on his iPhone for test shoots before actual filming, and this work draws inspiration from that process.Just as people check their reflections using the front-facing camera on their smartphones instead of a mirror, for the artist, the mirror, camera, and screen become one. These image-reflecting devices are a part of everyday life, yet their inner workings remain opaque—a "black box" beyond full comprehension. Kim places himself within this unknowable box and encounters the audience through its surface. His body remains in one place but is broadcast across multiple locations. Choi Goen(@dionisox) 최고은은 인간 생활의 기반이 되는 에어컨, 냉장고, 장롱과 같은 가전과 가구를 조각의 대상으로 삼아 왔습니다. 이는 현대 도시에서 일상을 영위하기 위한 필수적인 사물로, 우리의 정상적인 삶의 규칙을 구성하는 산업 제품이기도 합니다. 그가 재료로 사용하는 가전은, 특성상 쉽게 변형이 어려운 높은 강도와 무게를 지닙니다. 작가는 사물이 가진 강도 이상의 힘을 가해 물체를 자르고, 가장자리에서 중심으로 위치를 이동시킵니다. 이는 정해진 방식대로 사용되는 사물의 '정상성'과 '위계에 톱날을 대어, 속살을 갈라 꺼내는 일입니다. 이러한 실천은 견고한 사회적 규칙을 유연하게 하고, 관능적 놀이의 차원에서 사물을 터놓습니다. Goeun Choi has used household appliances and furniture, such as air conditioners, refrigerators, and wardrobes—objects essential to modern urban life—as the subjects of her sculptures. These items, which are integral to maintaining the routines of everyday life, also represent industrial products that structure the norms of our existence. The appliances she works with are characterized by their high strength and weight, making them resistant to alteration.The artist applies force beyond the objects' inherent strength, sawing them apart and shifting their edges toward the center. This process metaphorically "saws through" the conventional roles and hierarchies assigned to these objects, exposing their core. Choi's practice loosens rigid social norms, opening up these objects within the realm of sensual play.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토르소》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지펠 냉장고의 연도별 모델을 조각의 재료로 사용합니다. 작가는 냉장고를 톱으로 썰어 그 내부를 드러냅니다. 두 단으로 쌓인 냉장고는 마치 창처럼 자신의 또 다른 이미지를 꺼내어 보여 줍니다. The Torso series presented in this exhibition uses Samsung Zipel refrigerators from different production years as sculptural materials. The artist saws through the refrigerators, exposing their interiors. Stacked in two tiers, the refrigerators resemble windows, revealing a different version of themselves. 《Masochistic Screen》더 윌로 The WilloW(주소: 서울 동대문구 고산자로 36길 38, 2층)2024. 11. 20(수) - 11.24(일)14:00 - 20:00 참여작가 | 곽소진, 권희수, 김온, 최고은 기획 | QF(하상현)그래픽 디자인 | 동동영상 촬영 | 정순영사진 촬영 | 이현석, 홍철기필진 | 김지훈, 허호정후원 |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Masochistic ScreenThe Willow(Address: 38, Gosanja-ro 36-gil, Dongdaemun-gu, Seoul, 2nd Floor)2024. 11. 20 (Wed) – 11. 24 (Sun)14:00 – 20:00Participating Artists | Kwak Sojin, Kwon Heesue, Kim On, Choi Goen Curated by | QF (Ha Sanghyun)Graphic Design | DongdongVideo Recording | Jung SoonyoungPhotography | Lee Hyunseok, Hong ChulkiContributors | Kim Jihoon, Heo HojungSponsored by | Seoul Metropolitan Government,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This post was written with cooperation of QF. 본 포스팅은 QF의 협조를 받아 취재되었습니다. 참고문헌 / 「곽소진, 권희수, 김온, 최고은, 《Masochistic Screen》」편집 / @chulhoonjung사진 / @hcheolki, @backstepforward